네발자전거/텃밭이야기

궁금이 씨앗

제대로one 2011. 5. 30. 11:10

4월 책밭매기 가족들과 주말텃밭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제비뽑기로 궁금이 씨앗을 분양받았다.

큰아이는 4번 ,작은 아이는 19번

차일 피일 미루다 우유곽에 씨앗을 심고 몇일이 지나자 이렇게 싹이 났다.

 

 

 

 

싹은 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무슨 씨안인지 모른다.

행여나 흙이 말라서 이 싹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죽을까봐 열심히 들여다보고

물을 주고 한번씩 환호성을 하기도 한다.

 

그러기를 보름이 지났다.

텃밭에 가져다 심어야 하는데 이일 역시 차일 피일 미루고 있는데

잠자리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던 날...

 

궁금이 씨앗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녀석이 어떤 씨앗인지 우리는 모르면서 오이가 땡길때는 오이처럼 되기를 바라고

방울토마토가 먹고 싶을때는 방울토마토에 맞는 환경을 바꾸고

그러면서 이 씨앗은 절대 상처받거나 시들지 않을꺼라고 생각한다.

 

작은 궁금이 씨앗하나에도 이렇게 정성을 들이고 생각하는데

과연 어떤 재능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배추나 셀때 써야하는 '포기'를 하기도 하고

'닥달'을 하기도 한다.

 

텃밭에 가져다 심으려고 하니 고민도 된다.

요렇게 가늘고 야리야리한 녀석들이 잘 견디어 줄까?

비라도 많이 오면 아이들과 걱정스러워할것 같다.

 

돈주고 산 모종과는 다르다.

공짜로 받은 씨앗이지만 요녀석들이 단단한 껍질을 뚫고 초록으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듯

아이들도 우리를 기쁘게 해주던 그 시간들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궁금이 씨앗은 무엇의 씨앗일까?

세상을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내가 무슨 씨앗인지 먼저 알아야 가늠할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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