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발자전거/텃밭이야기

일하고 고기먹고~

제대로one 2011. 9. 25. 23:24

2011.9.25 (일)

 

모인 가족: 백경숙언니와 이현, 기은/ 정임언니와 훈섭이 /애숙언니와 민선,민재/ 성연언니와 준영이/ 지연이와 민재,가은

               희정씨와 형준,형우 /은경씨, 남편, 선호 /영이씨와 재혁,수혁,지한/ 정옥씨와 수린,수현

 

오늘은 너무 추워지기 전에 텃밭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토요일 문자를 받고 일요일에는 준비물까지 완료될 정도로 속도가 빠른 우리 책밭매기 가족들

순식간에 고기, 야채, 맥주, 음료, 물, 사과, 기타 저장채소들이 한가득 나왔다.

 

모이는 시간이 3시라 아이들과 늦은 아침을 먹고 간식을 간단히 먹고 텃밭으로 향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지난번에 왔을때와는 다르게 더운 날씨로 인해 우리 이쁜이들이 다들 축 늘어져있다.

에고고.. 우짜나.

맘이 찡하다.

 

물통을 두개 들고서 가은이와 민재와 내가 번갈아 가면서 물을 주는데

1시간 가량을 물을 주었는데도 주어도 주어도 모자란다.

마이 모자라~~

 

배추는 잎을 들추고 물을 주다보니 팔이 잎에 스쳐서 붉게 부어오른다.

그래도 한번 해봤다고 지난번 보다는 나은것 같다.

다리에 풀독이 오를까봐 긴바지를 입고서 물에 젖은 고랑이 질척거려 온갖 일을 다한 폼새까지..

역시 일을 못하는 사람은 무얼해도 티가난다.

 

상추도 친구맺으려고 서서히 고개를 삐죽삐죽 내밀고

당근도 지난번 보다 많은 친구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민다.

우리가 엎어버리고 다른걸 심자고 말하는걸 들었나보다.

부추는 여전히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오늘은 솎아내기를 해볼 참이다.

무우와 알타리가 한장소에 머리를 박고 서로 싸우는 중이라 정리해서 큰 놈으로 튼실하게 키우기 위해서..

그런데 솎아내다 보니까 이게 한다라가 되버렸다.

솎아낸 놈으로 겉절이를 해먹으려고 온 사람들은 모두 나누어 가졌다.

텃밭을 하면서 이렇게 무언가를 들고 갈때는 맘이 뿌듯하니 좋다.

이거 다~ 돈 주고 사는거잖아~

그런데 내가 거두어 들인걸로 이렇게 먹게 되다니~

이제는 농촌 드라마가 내 맘속으로 들어온다.

의욕이 넘치고 실수가 잦은 그모습~

 

 

농사를 함께 지으니 이런 기쁨을 덤으로 얻게 된다.

 

그렇게 조금 일을 하고 나서는 삼겹살 파티가 열렸다.

평상 두개를 턱~ 하니 자리잡고서 온 텃밭에 고기 냄새를 풍기면서

더 많이 나누지 못한것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이 일차로 배를 채우고 떠난 자리에 어른들이 앉아서 고기에 수다를 더해서 즐기고

독서모임에서 책보따리를 풀듯이 이번에는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둘씩 풀어 놓으니 고기맛이 꿀맛이다.

 

배를 채운 아이들은 사과 하나씩을 들고 텃밭을 누빈다.

개구리도 잡고 물방개도 잡고 마무리는 페이스페인팅으로 도장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