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호락역사/박물관 이야기

서대문 형무소 3.1 민족대표가 되어...

제대로one 2012. 3. 3. 20:51

2012.3.1 삼일절 행사

민족대표 33인 독립선언문 낭독

11시30분, 1시 30분, 3시 30분 세타임에 걸쳐 11명씩 대표를 뽑는 체험

9시 메일로 신청하는데 9시 1분에 마감되었다는군.

11시 30분에 신청했는데 3시 30분도 가능하겠냐는 연락에 하겠다고 말했다.

 

민재는 4학년 체험학습으로 서대문 형무소를 다녀왔지만 새로운 체험이 민재의 호기심을 자극했나보다.

대표11명이 나누어 읽는 연습을 해오라고 해서 몇번 읽으며 준비해서 3시쯤 도착했다.

우아~ 박물관으로 들어서려는 사람들 줄이 독립공원을 둘러서 쭈~ 욱 서있다.

에고 ...박물관은 다음기회에...

체험코너도 즐비해 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그것도 패스.

기념품샵에서 볼펜만 몇자루 구입하고 강의실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있고 연습하고 설명 듣는중..

 

 

 

오빠 덕분에 다니게 된 체험이지만 가은이는 따라다니면서 많이 밝아지고 붙임성도 좋아졌다.

민재는 선언서 낭독연습을 하며 긴장되는지 얼굴근육이 굳어보인다.

실전에 강한 울 아들~ 잘할껴~ 니가 제일인데~

 

 

드디어 무대에 섰다.

무대 아래에는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이 아이들을 향해 카메라 후레쉬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선언서를 낭독하는 동안 분위기가 자뭇 진지하다.

그날의 치열함과 억울함은 표현하지 못했겠지만 떨림은 반쯤이나 전달되었을까?

 

 

드디어 민재 순서가 되어 마이크가 민재앞으로 옮겨오고 또랑또랑 큰소리로 적당히 쉬어가며 진지하게 낭독한다.

 

 

아직은 이날의 표정을 표현하기는 어려울듯 싶다.

나역시.....

 

 

큰 태극기를 대표 11명을 앞세워 서대문 형무소에서 독립문 앞까지 행진하게 된다.

행진하는 동안 대한독립 만세!!! 를 외치며 공원에 나온 사람들과 그날의 함성을 전달하는 가운데

곁에서 사진을 찍으며 뭉클한 마음이 드는건 뭘까?

아이들에게도 작은 가슴의 울림이 있었으면 한다.

 

 

독립문 앞을 메운 태극기.

과연 이날 외친 독립이 지금은 되었는가? 돌이켜보게 되는 날이다.

몇일이 지나 민재가 "미국이 일본에 폭탁을 터트려서 우리나라가 독립이 되었잖아요. 미국이 우리를 도와줬네요."

"글쎄..."

아직은 민감한 문제라 내게도 조금은 어렵다.

잠시 후 공원을 걸으며 물었다.

"그런데 아까 독립이야기는 어디서 들었어?"

"학교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음....

가끔씩 아이들과 도덕시간이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때 개인적인 소견으로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말씀하시는걸 듣곤 한다.

미국이 우리를 도와줬다는 표현은 쫌....

 

가은이는 오빠와 엄마를 쫓아다니느라 먼지맞으며 참 힘들었건만 표정이 밝다.

 

 

시크하게 태극기 한번 흔들어주면서 쓰윽 쳐다보는 녀석.

 

 

오전부터 게으름을 피운 대가로 다음에 다시 찾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박물관은 빼고 형무소를 둘러보면서 독방과 노역을 했던곳과 영상을 보았다.

 

 

많은 것을 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독방은 큰 의미였나보다.

그리고 잠깐의 영상을 보며 독립투사들이 힘겨운 생활을 한 것과 유가족이 전하는 메세지를 듣고

간간히 이야기 하곤한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먼 옛이야기 일수 있겠지만 기억해야 할 일이건만 역사속 산 증인들은 하나둘 세상을 뜨고

우리 세대조차 모르는 과거의 일.

 

체험을 다니며 아이들보다 내가 느끼는 울림이 더 크다.